모두의 관심과 부러움의 대상인 동생의 인기를 등에 업고 사는.
반짝 반짝했던 옛 시절의 자신을 이기지 못해 항상 과거를 그리워 하는.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자신의 가치를 정해버리는.
처음 읽었을 때에 몰랐던 그 모습들이, 두번째로 읽을 때에 비로소 그들의 모습으로, 나의 모습으로, 내가 아는 누군가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실수하고 싶지 않다'. 그래 이 생각때문에 항상 놓치고만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직은 두려움때문인지, 실수임을 알면서도 결정한 주인공의 선택을 마냥 응원할 수 없었다.
작가가 남자임에도 여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심리를 잘 표현한 듯하다.
"......도쿄로 올라가 대학을 다니고, 졸업하고 바로 취직하고, 이런 말 하면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는데, 도쿄에서 산 지 벌써 몇년이나 지났는데도, 뭐랄까, 이 도시에서 살았던 자신을 이겼다 싶은 순간이 한 번도 없었어."
"......내내, 이겨보질 못했어. 이곳에서 살았던 나 자신을.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그 때 아키코를 만나고......"
그 다음 얘기는 굳이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나는 이 도시에서 살았던 사토시밖에 모른다. 하지만 모두들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모두들 그 옛날의 자신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지내는 것 아닐까 하고. 사토시나 아키코 같은 인간이라면 더욱 그렇다. 옛날에 빛나던 사람이었다면 더더욱 그 적이 만만하지 않다.
(이미지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