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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디영화 페스티벌 상영 리스트를 보아도 어느 영화가 재미있을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일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내용인지 모른채 아무런 기대없이 보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재밌는 영화였어요. 약간의 뻔한 감동을 주려고 하나 그것이 전혀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영화에 빠져버렸습니다.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었던 동명의 만화가 원작이고요, 50~60년대 우리의 이야기 같기도 한, 따뜻한 영화입니다. 캐릭터가 하나하나 현실적으로 다가오는데, 배우들이 역할을 잘 소화해 낸 것 같아요. 특히 츠츠미 신이치와 두 남자아이의 연기가 인상적이었지요. 물론 어느 누구 부족한 연기를 한 배우는 없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배우가 많이 나오는지라...
영화속에서 '3번가'에 대한 언급이 없는데, 영화 속 배경이 도쿄타워 근처 동네이다보니 전 실제로 그 동네가 '3번가' 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일본인 블로거에게 여쭤보니 그게 아니고 3번가란 '어디에도 있을 법한 평범한 거리를 대표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주인공 중 시골에서 올라온 학생 역으로 '노부타를 프로듀스'의 '호리키타 마키'가 나옵니다. 예쁜 얼굴이라 역할에 안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쌍커풀 진한 눈이 살짝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훌라걸즈' 에서도 느낀 거지만 일본 사투리가 참 귀엽게 들립니다. 우리의 강원도+북한 사투리와 비슷한데, 일본의 어느 지방 사투리인지 모르겠네요.
저야 원래 일본영화를 좋아하지만, 그렇지 않은 제 친구도 재밌게 보았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마음 따뜻하게 해주는 영화를 본 것 같아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