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und 1
푸르른 시절
caillou
2008. 5. 2. 15:07

그 때는 그랬다. 성적 걱정에, 졸업 걱정에, 진로 걱정에 나는 진하디 진한 회색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갓 대학생이 되었을 때의 나를 떠올리며, 한탄하곤 했다. 그때의 난 참 푸르렀는데...하고.
회색의 나날을 보내던 내가 자주 가던 별다방에 오랜만에 앉아 있자니, 그 곳에 맺힌 추억들이 하나씩 살아난다. 혼자 커피 시켜놓고 공부하다가 문득, 편입 생활을 힘들어하는 내 자신이 서러워져 울기도 했고, 누군가가 내 생각이 날 때 찾아가곤 했던 장소이기도 하며, 다이어리 가득 꿈에 대한 계획과 카페 사장님 프로젝트를 작성한 곳이었다.
우중충한 회색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굳게 믿었던 그 때의 나의 모습은, 지금 뒤돌아 생각하니 푸르기만 하다. 갓 대학생때의 푸르름보다 더 잎이 풍성해진 푸르름.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후에 지금의 나를 떠올리며 '참 푸르렀구나'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지금의 나는 푸르른 시절을 살고 있는 것이다.